“과거엔 전쟁에 나간 군인들이 전투에서보다 괴혈병으로 더 많이 사망했을 정도로 비타민C는 다른 어떤 영양소보다 생명과 직결돼 있습니다”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이왕재 교수는 비타민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비타민C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필수 영양소이나 생체내에서는 합성되지 않아 음식물이나 보조제를 통해 섭취해야만 한다”며 “생체내에서 비타민C는 괴혈병의 예방, 피부 콜라겐의 합성과 촉진 및 항종양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1980년에 세계적 과학잡지인 네이처지에 비타민C가 피부 악성흑색종세포에 특이적인 독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종양치료에 비타민C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됐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비타민C가 어떤 기작에 의해 항종양효과를 나타내는 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를 규명하고자 이 교수팀은 지난 수년간 비타민C의 항종양효과에 관한 여러 연구를 수행했고 지난해 비타민C가 종양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세포내 에너지 생성기관인 마이토콘드리아의 기능을 파괴함으로써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최근 연구에서는 비타민C가 종양세포내 철분이온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항종양 효과를 나타낸다는 새로운 사실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정상세포와 암세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철분이온을 세포안으로 받아들이는 철분흡수 과정이 필수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며 “이때 세포안으로의 철분이온 흡수를 매개해 주는 것이 트랜스페린 수용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비타민C를 정상세포에 처리해 줄 경우 트랜스페린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되고 세포내에서의 철분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됨으로써 세포의 증식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을 관찰했다.

그러나 종양세포에 비타민C를 처리했을 때는 오히려 트랜스페린 수용체의 발현이 감소되고 세포내 철분농도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짐과 동시에 세포성장억제와 세포사멸이 유도되는 것을 알아냈다.
이 교수는 “이런 결과들은 비타민C가 종양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해 종양세포내로의 철분이온의 흡수를 억제, 종양세포내에서의 철분농도를 낮춤으로써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효과적인 세포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항암치료의 경우 성장이 억제된 종양세포를 대상으로 했을 때 좀 더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볼 때 비타민C가 종양치료의 훌륭한 보조제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

/ 보건신문 2004.12.14_박성주 기자